[황세희기자에게 물어보세요] 통신하느라 잠 못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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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지난해 우연히 컴퓨터 대화방에 들어간 이후 집에만 오면 컴퓨터에 매달려 삽니다. 전화료가 20만원씩 나오고 잠을 못 자 근무 중엔 늘 피곤해요. 여러 번 그만두려고 했지만 잘 안돼요. 대화방엔 저 같은 사람들이 참 많아요 (40세 직장여성 N).

<답> N씨는 통신중독증으로 보입니다. 처음보다 점점 대화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죠? 중독이란 대상이 술.약물.게임.인터넷 등 무엇이든 간에 처음만큼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선 점차 양을 늘려야 하는 '내성 (耐性)' 이 나타나고 이를 끊거나 양을 줄이면 불안.초조해져 다시 찾게 되는 '금단증상 (禁斷症狀)' 이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

이 병은 우울증을 앓았거나 이전 다른 중독증에 빠졌던 사람에게 더 흔해요. 물론 컴퓨터를 많이 한다고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일상생활이 힘들 땐 치료가 필요합니다.

우선 컴퓨터를 켜기 전 얼마 동안 할 것인지 정하고 시간을 꼭 지키세요. 시간당 5분씩 휴식을 취하시고요. 평상시 신문.책 등 활자매체를 읽고 실생활에서 사람을 만나는 기회를 가지세요. 취미생활.운동도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해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땐 정신과 전문의에게 처방을 받아 약물치료를 해야 해요. 최근 '해피 메이커' 로 불리는 세로토닌재 흡수차단제 (SSRI) 는 컴퓨터에 매달리는 강박 행동도 감소시키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우울증도 개선해줘 치료 효과가 높답니다.

황세희 기자

◇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문의내용을 생활과학부 팩스 (02 - 751 - 5627) 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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