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재벌개혁. 중선거구제 관철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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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3일 "개혁은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것이므로 항상 피곤과 피로.고통이 뒤따른다" 며 "그러나 이를 통해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 없이는 잘못된 관행을 치유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이날 이만섭 (李萬燮) 총재권한대행 등 국민회의 지도부로부터 주례 당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우리 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국제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유념해 달라" 고 덧붙였다.

특히 金대통령은 "국민이 피곤하고 고통받는다고 해서 그런 여론에 영합한다면 밝은 미래는 없다" 고 지적, 이종찬 (李鍾贊) 부총재 등 국민회의 일각에서 제기하는 개혁속도 조절론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 국민회의 당직자는 "金대통령의 언급에는 과거 어느 때보다 결연한 개혁의지가 담겨 있다" 며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등 재벌 관련 문제에 대해 정부가 강도 높게 개혁정책을 밀고 나갈 것" 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원 선거법 개정문제와 관련, 金대통령은 "이번에 선거법을 못 고치면 망국적 지역감정을 고칠 수 없게 된다" 며 중선거구제 -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金대통령은 "현재 선거법대로 선거를 치르면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수개의 지역정당이 출현하는 사태를 맞게 될 것" 이라며 "대통령의 3년 잔여임기 중에도 국정개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고 경계했다.

그는 또 "8.15 경축사에서 밝힌 모든 정책은 내년 각 부의 신년 사업계획과 예산안에 계수로, 구체적으로 포함.반영돼 있으며 약속을 지켜 나갈 것" 이라고 다짐하고 "예산의 뒷받침 없는 허구라는 일부의 지적은 옳지 않다" 고 말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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