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매매차익 실현 안됐다” 반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현대그룹측은 검찰 발표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측은 이날 발표한 '현대의 입장' 을 통해 "현대전자는 그룹 계열사들이 80%의 지분을 갖고 있어 주가를 올리면 현대 계열사 및 개인 대주주가 증자에 참여할 때 부담만 느는 만큼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 고 반박했다.

특히 현대측은 "계열사가 매입한 현대전자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으므로 매매차익이 실현되지도 않았다" 면서 "일반 투자자들은 손해는커녕 저평가된 주가의 상승으로 오히려 이득을 본 셈" 이라고 주장했다.

또 "개인 대주주의 현대전자 주식 매매도 유상증자 재원 조달 및 계열분리 등을 위한 것이었을 뿐" 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코리아 등을 개발, 증시 활성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李회장 등에게 혐의를 두어 현대증권의 신인도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증시는 큰 혼란에 빠지고 국가 경제의 공신력은 다시 한번 실추하게 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검찰의 현대증권 주가조작 발표는 증시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 사건이 현대증권의 간판 상품인 바이코리아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과 바이코리아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바이코리아 돌풍의 주역이었던 이익치 회장.노치룡 (魯治龍) 홍보이사 등이 출국금지 조치를 받는 등 도덕성에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D증권의 한 관계자는 "바이코리아에 가입한 고객들의 환매 요구가 갑자기 늘어날 경우 운용회사인 현대투신운용이 주식을 팔고 현금을 확보하려 할 것" 이라며 "최근 같은 약세장에서는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