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스님 시화집 '풍경'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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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버렸으나 버린 것이 아니래요/떠났으나 떠난 것이 아니래요/하지만 나는 버렸고 미련없이 왔다//산을 내려가시는 어머니/욕심에 찌들은 속세로 가실 어머니/내게 맑은 생각만 가득 심어주고…" ( '출가' 중에서)

천진스런 동자승을 그려온 원성 (圓性.28.중앙승가대) 스님이 자신의 그림과 시를 묶은 '풍경' (이레.8천원) 을 펴냈다.

빼곡한 수행생활 속에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동자승의 그림과 출가에서 깨달음까지를 묘사한 시들이 샘물처럼 다가오는 시화집이다.

고교 2학년 때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출가하며 느꼈던 외로움과 그리움, 예불.공양 등 산사에서의 일상, 수행하며 깨닫는 과정 등을 담은 80여편 시, 그리고 각 시마다 그림을 함께 펼쳤다.

시인 정호승씨는 "그림과 글 속에 묘사된 동자승은 세상의 지혜를 끌어내는, 고독하면서도 투명한 우리 마음속에 사는 어린왕자" 라고 평한다.

국내는 물론 뉴욕.도쿄.밀라노 등에서 4년간 25차례의 개인전을 가졌을 만큼 화가로서도 인정받고 있는 원성스님은 다음달 초 밀라노에서 개인전을 가진 후 내년부터 붓을 놓고 산사로 들어가 수행에 전념할 생각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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