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 작가 장용학 문학세계…50년대 관념소설 개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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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31일 별세한 작가 장용학 (張龍鶴) 씨는 50년대 우리 문단에 '관념소설' 이라는 새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1921년 함경북도 부령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학 상과 2년을 중퇴한 그는 50년 '지동설' 로 '문예' 지 추천을 받으면서 등단했다.

대표작인 '요한 시집' (55년) 을 비롯, '비인탄생' (非人誕生.57년) '원형의 전설' (62년) 등 전후 인간의 실존을 다루는 난해한 세계를 선보여 '한국 관념소설의 대부' 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의 소설들은 관념적이면서도 이념대립과 동족상잔, 전후의 폐허라는 현실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50년대적 지식인소설' 의 전형으로 평가받았다.

장씨의 소설은 이야기 줄거리나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우화나 전설의 세계를 형상화했다.

서술방식도 일인칭 화자의 내적 독백 형식을 취하여 과거의 사실과 현재의 상황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의식의 내면 공간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의 이러한 작품 경향은 당시 세계적으로 유행한 실존주의의 영향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2일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천주교 묘지에 안장된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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