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없고 운용내역 공개 '클린 펀드'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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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수익증권도 이제 속을 보고 투자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대우채권으로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안정성에 큰 문제가 제기되자 증권.투신사들은 부실채권이 편입되지 않고 운용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소위 '클린펀드' 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 클린펀드 무엇이 다른가 = 대우채권과 같은 부실채권이 들어가지 않도록 펀드에 편입될 수 있는 채권을 약관상에 명시하며, 운용내역을 고객들에게 수시로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SK증권은 최근 국공채에 절반 이상을 투자하는 6개월짜리 상품과 'A' 등급 이상의 채권과 'A3' 등급 이상의 CP (기업어음)에 투자하는 공사채형펀드 등 2가지 종류의 'OK 클린펀드' 를 내놓았다.

이 펀드의 경우 창구내 공시시스템을 통해 매일 고객들이 펀드의 운용내역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대한투신.제일투신.대신증권 등에서도 신용등급이 우량한 채권만 편입하는 펀드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미래에셋과 SEI에셋코리아도 채권형 뮤추얼펀드를 시판중이다. 신한은행도 채권형 단위금전신탁을 선보였다.

◇ 클린펀드는 정말 안전한가 = 펀드에 편입되는 채권의 평균 신용등급이 높다면 평균 등급이 낮은 것 보다는 안정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백% 국공채에만 투자하는 상품은 해당 투신사가 불법운용을 하지않는 이상 사실상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

다만 안정성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꼭 감안해야 한다. 실제 대우채권도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 발행금리가 높아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수익을 안겨주기도 했다.

문제는 펀드에 들어올때는 우량채권이었다가 나중에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발견될 경우 해당 증권사나 투신사에 시정을 요구해야한다.

◇ 가입시 주의점 = 내년 7월1일부터 전면 시행될 시가평가제 적용을 받는 공사채형 상품의 경우 수익률이 꾸준히 올라가는 장부가 적용 펀드와 달리 시장금리의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바로바로 변하게 된다. 위험도 있지만 그만큼 이익도 볼 수 있다.

특히 환매시점의 시장금리 (회사채 유통수익률)가 문제가 되는데 금리가 높아지면 자연 채권가격이 떨어져 펀드 수익률이 내려가고,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값이 올라 펀드 수익률이 오르게된다.

이때문에 시가평가 펀드에 가입할때는 앞으로의 금리전망을 꼭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시가평가 공사채형 펀드의 경우 환매요청일로부터 3일째 (요청일 포함 중간에 공휴일이 있을 경우 하루 연장) 되는날 기준 가격으로 돈을 찾게되며 기존 장부가적용 펀드는 신청 당일 환매가 가능하다.

또 가입시 약관과 운용내역서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단 새로 판매되는 펀드의 경우 펀드매니저가 채권을 제대로 사지 않았다면 운용내역이 안나올 수 있다. 이때문에 가입 이후라도 본인의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고, 편입된 회사채나 CP의 신용등급이 어떤 수준인가를 정기적으로 파악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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