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제작프로의 진수-인천방송 '방송의 날' 특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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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3분 동안 아무런 말도 없다. 상황을 설명하는 자막도 없다. 단지 음악을 배경으로 도끼질하는 모습만 반복 방영된다. 자연파괴를 경고하는 미국 시민들이 만든 '나무' 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각각 비판한 스웨덴 작품 '젖소와 이데올로기' 는 또 어떤가.

"공산주의 - 내가 암소 두 마리를 가지고 있을 때, 그 암소 두 마리를 모두 나라에서 가져가고 내겐 우유를 줍니다. " "자본주의 - 내게 암소가 두 마리 있을 때 나라에서 두 마리를 모두 사간 후 내겐 우유를 팝니다. " 경직된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이 깔려있다.

인천방송이 방송의 날인 다음달 3일 밤 9시30분 세계 시민들이 제작한 프로 (퍼블릭 액세스 프로) 를 특집으로 꾸민다. 시청자 단체 등에서 세미나를 개최한 적은 있지만 지상파 TV를 통해서 퍼블릭 액세스 프로가 방영되기는 이번이 처음.거대 방송사가 잡아내기 어려운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비판적 성격이 강하다.

상영될 작품은 미국.호주.독일.남아공 등에서 제작된 10여편. 전쟁.환경.난민.환경파괴 등의 현안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는 시민제작프로의 지구촌 현주소를 확인하고 향후 우리의 준비자세도 모색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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