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 연정희씨 답변 스타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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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형님과 아우' (배정숙씨 표현) 의 친한 사이에서 서로를 미워하는 반대편에 서게 된 배정숙 (62) 씨와 연정희 (51) 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세도 달랐다.

裵씨는 때로 울먹이면서도 '전혀' '절대로' 라는 강조어를 붙이고 '습니다' 로 끝나는 존칭어를 쓰며 부인했다.

延씨는 기억을 열심히 되살리면서 간절함을 담아 '죽고 싶다' 고 억울함을 표시했다.

"호피무늬 반코트를 소유하려 했던 것 아니냐" 는 질문에 延씨는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그런 옷은 거저 줘도 안입는다.

내 나이 오십이 넘었는데 뒤에 모자가 달리고 고무줄이 있는, 아이들에게나 어울리는 점퍼를 내가 어떻게 입겠느냐" 고 반박했다.

코트 반환 날짜에 의문을 제기하자 "목격자가 있으면 분명하게 대동시켜 대질해줬으면 한다.

이은혜 (김정길 당시 행정자치부장관 부인) 씨가 (증인으로) 나오면 확인해줄 것" 이라며 단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延씨가 의원들의 질문을 끊고 답변을 길게 하는 일이 생기자 목요상 (睦堯相.한나라당) 법사위원장은 주의를 줬다.

延씨는 裵씨의 전날 증언을 TV로 지켜보았다고 했다.

'수사기밀을 延씨가 유출했다' 는 식의 裵씨 증언과 관련, "자기가 한 말을 내가 한 것으로 꾸몄다" 며 "괘씸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고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裵씨는 결백을 강조하면서 "성경에 손을 얹고 맹세한다. 하느님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고 말했다. 延씨도 "裵씨처럼 성경에 손을 얹고 말할 수 있느냐" 는 질문에 "그렇습니다" 고 말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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