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 첫날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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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옷로비 청문회의 첫날은 배정숙씨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형태로 진행됐다.

裵씨는 검찰수사가 '짜맞추기' 였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면서도 자신의 로비혐의에 대해선 부인했다.

◇ 裵씨의 증언 = 62세의 裵씨는 핵심 이슈에 답할 때 중간중간 자주 기침을 하거나 목소리가 떨리는 등 초조함을 보여주면서도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裵씨는 옅은 갈색 무늬의 뿔안경을 쓰고, 검은 블라우스에 군청색 재킷을 입은 옷차림이었다.

裵씨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부분에선 "성경에 손을 얹고 맹세하면서 부인한다" "내가 버선 짝도 아닌데 벗어 보일 수도 없고…" 라는 독특한 말로 완강히 부인했다.

자신이 기독교인이고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裵씨는 옷값 대납을 부인하면서 "검사들은 아무리 피를 토하면서 얘기해도 믿어주지 않는다" 고 비난. 의원들이 "이형자씨측이 한결같이 옷값 대납을 강요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이유가 뭔가" 라는 질문에 그는 "하나님과 이형자씨만이 알고 있겠지요" 라고 반발했다.

또 "내 영혼은 살아 있지만 육신은 죽은 것 같다" 고 울먹이며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영감 (강인덕 전 장관) 도 이 문제로 몸무게가 9㎏이나 빠졌다" 고 동정을 호소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裵씨가 조복희 (최순영씨 사돈) 씨에게 했다는 "비가 오면 우산을 준비해야 한다" 는 발언도 논란이었다.

裵씨는 이에 대해 "비 오기 전에 우산을 준비하면 아랫도리만 젖고 머리와 몸은 비를 안맞는다는 친정어머니의 옛얘기를 (일반론적으로) 했던 것일 뿐" 이라고 주장했다.

6시간 동안의 증언을 끝내고 돌아가던 裵씨는 좋지 않은 건강에 극도의 긴장이 풀려서인지 국회 엘리베이터 안에서 기진맥진해 바닥에 쓰러졌다.

◇ 裵씨 증언에 대한 반박 = 뒤이어 증언대에 선 이형자씨의 여동생 이형기씨는 "나도 성경에 손을 얹고 맹세할 수 있다" 며 "裵씨의 옷값 대납요구가 사실" 이라고 반박했다.

裵씨는 교회 권사이고 이형기씨는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하용조) 의 부인이다.

裵씨와 20여년간 형님 - 아우로 지냈으며, 이형자씨와는 사돈관계인 조복희씨도 "사돈은 성격이 담백하고 거짓말할 사람이 아니다" 는 표현으로 사실상 이형자씨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조복희씨는 사직동팀의 진실 규명 의지를 의심했다.

그는 "병원에 입원한 裵씨가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 고 해 사직동 조사 관계자에게 핸드폰으로 '지금 병원으로 오면 새로운 얘기를 (裵씨가) 하겠다고 한다' 고 했다" 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사직동 관계자는 '곧 가겠다' 고 해놓고 결국 오지 않았다" 고 밝혔다.

한편 정형근 의원 (한나라당) 은 사직동팀 조사과정에서 이형자씨가 비서를 통해 대필시킨 진술서 사본을 꺼내 흔들며 "이 정권, 큰일 났어. 사직동팀 조사서가 통째로 다 들어온다니까" 라고 으쓱대기도 했다.

그러나 鄭의원이 보유한 진술서에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기.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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