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마라톤 참가자] 조선호텔 총주방장 4명 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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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상의 맛을 내려면 요리를 하는 사람의 몸과 마음부터 건강해야 합니다.

동료들과 함께 마라톤 코스를 달리며 팀워크를 다질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一石二鳥) 아닙니까. "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조리부 직원 12명이 중앙일보 하프마라톤에 도전장을 냈다.

이 가운데는 총 주방장 한스 보트 (48.독일.수석부장급).총 부주방장 루돌프 에첼레 (32.독일).수석 제과장 로버트 폴츠 (34.오스트리아).델리숍 매니저 에슐리 치즈맨 (26.영국) 등 외국인 조리사 4명이 포함돼 있다.

2년7개월째 조리사들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총 주방장 보트는 일본 근무 때도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마라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는 한국에 온 이후 마라톤대회가 없는지를 주위 사람들에게 묻곤 했다고 한다.

총 부주방장 에첼레는 도자기를 좋아해 한국인 부인과 주말이면 인사동이나 이천 등지를 즐겨 찾는다.

그는 "이번 대회가 건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활달한 한국인들과 한데 어울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며 기대를 나타냈다.

치즈맨은 스위스에서 근무할 당시 만난 한국 유학생과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결혼 후 한국에 정착할 예정인 그는 "하프마라톤대회를 한국 생활을 체험하는 계기로 삼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 각국의 1급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외국인 조리사들은 바쁜 일과 중에도 매일 한시간씩 훈련을 하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평소 등산을 통해 체력을 다져온 조리부 여직원 金임순 (47) 씨도 하프코스를 달릴 계획이다.

동료들에게 출전을 처음으로 제안했던 조리부 李민 (39) 차장은 "앞으로 마라톤 동호회를 만들어 꾸준히 활동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4명이 10㎞ 코스를, 나머지는 모두 하프코스를 선택한 이들은 멋들어진 조리 유니폼을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값진 땀방울을 흘리며 코스를 질주하겠다며 모두 함께 '파이팅' 을 외쳤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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