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절경 자랑하는 부안댐 휴가철엔 쓰레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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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립공원으로 이름난 변산반도 옆 부안 댐관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휴가철만 되면 관광객들은 변산 해수욕장과 내소산을 찾았다가 부안 댐까지 들르곤 한다.

그런데 부안 댐과 광역상수도 설비를 관리하는 내 입장에서 보면 관광객들이 반갑지 않다.

휴가철에는 현업을 뒤로 하고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요즘 이 근방은 비경과 절경이 아니라 쓰레기 처리장으로 변했다.

그래서 어떤 때는 관광객들이 제발 그만 왔으면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한번은 댐 발전 설비 때문에 이 곳을 방문한 외국인 기술자에게 변산반도를 구경시켜주다가 이곳저곳 버려진 쓰레기 때문에 무척 부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이런 상황은 비단 부안 댐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 댐 건설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되고 있는 동강은 더욱 심각한 지경이라는 보도를 접했다.

휴식을 위해 관광지에 놀러오는 것은 좋지만 쓰레기와 오물은 되가져가는 습관을 길렀으면 한다.

전국 국립공원이나 댐 주위 환경을 내 것처럼 아끼는 것이 환경을 지키는 첫 걸음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형묵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1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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