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터키 지진 급속한 도시화로 예고된 인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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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3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터키지진은 자연재앙이라기보다 인재 (人災) 의 성격이 짙다고 서방언론들이 보도했다.

영국의 BBC 방송과 더 타임스는 17일 "터키가 지진 다발지역이긴 하지만 급속한 도시화로 인한 인구집중, 이에 따른 부실시공 등으로 인명피해가 더욱 늘었다" 고 분석했다.

최대 피해지역인 이즈미트의 경우 농촌인구의 유입으로 인구과밀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돼 왔으며, 이스탄불도 인구가 2차대전 후 20배나 늘어 1천2백만명에 이른다.

터키당국은 원래 지진에 대비키 위해 엄격한 건축기준을 적용해 왔으나 70~80년대 인구집중으로 건축수요가 급증하자 감독을 소홀히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에 거주했던 영국의 지질학자 데이비드 브루스 박사는 "이즈미트 등은 15년전부터 대규모 지진발생 예상지역으로 분류됐으나 당국은 이에 개의치 않고 무분별하게 고층건물의 건축을 허용했다" 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에 붕괴된 건물의 대부분은 70~80년대 건립된 것으로 바다모래, 녹슨 철골 등 부실자재를 사용했으며 일부는 취약한 지반위에 세워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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