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기 왕위전] 조훈현-유창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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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劉9단 "졌다고 봤는데 그게 아니잖아"

제6보 (132~159) =천만금짜리 선수는 曺9단에게 넘어갔다. 검토실엔 김인9단.윤기현9단.서봉수9단.김수장9단 등이 가득 모여 曺9단의 다음 수를 주시하고 있다. 그들의 눈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曺9단은 이제 '가' 로 끊을 것이고 그 순간 백은 오랜 설움을 씻고 우세로 돌아서게 될 것이다.

그러나 曺9단이 계속 장고하자 검토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장고의 의미를 찾아나섰다. 그 중에서 '참고도' 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백1로 끊으면 흑2로 삶을 강요하는 수가 크다.

그냥 살기엔 조금 치사하니까 백은 3을 한방 선수하고 싶다.4로 차단하면 5의 삶. 이 계가는 백이 이길 것이다.

그런데 흑이 4대신 A에 붙이는 등 B.C쪽의 맛을 노려오면 어찌 되나. "그게 싫어서 고민하는거야. 응수가 고약하잖아. " (서봉수9단) "그래도 끊고 싶네요. " (김수장9단)

曺9단은 결국 134에 두었고 劉9단 또한 무려 15분의 장고 끝에 137에 지켰다. 134는 자체로 역끝내기 9집. 여기에 138의 보너스가 있다.

'가' 의 절단은 몇 집일까. 이 때가 실로 백엔 중대한 기로였다. 劉9단의 감상을 들어보자. - 뻔한 137에서 왜 그렇게 장고했나.

"계산을 했다. 이제는 졌을 것이다 실망하며 계산하는데 아직도 흑이 조금 두텁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백은 아무래도 끊어야하지 않았을까. "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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