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 참사에 성난 母情 훈장 반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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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화성 씨랜드 청소년 수련의 집 화재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필드하키 국가대표 선수 출신 어머니가 정부의 무성의한 대책에 항의하며 국가로부터 받은 훈장을 모두 반납했다.

화재로 큰아들 도현 (7) 군을 잃은 金순덕 (33.여.서울 송파구 문정동) 씨는 85년부터 6년간 국가대표를 지낸 전 여자 필드하키 선수. 86서울아시안게임.88서울올림픽과 90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으로 활약, 금.은메달을 딴 金씨는 정부로부터 체육훈장 맹호장과 국민훈장 목련장 및 대통령표창을 각각 받았다.

그러나 金씨는 이 훈장과 표창을 지난 3일 청와대 민원실로 돌려보냈다.

"아이들이 죽었는데도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어 나라에서 받은 훈장이 오히려 부끄럽게 느껴졌다" 는 게 그 이유였다.

金씨 부부는 또 숨진 아이들을 기리기 위해 건립할 계획인 위령탑 제막식이 열릴 1년 후께 뉴질랜드로 이민갈 예정이다.

金씨는 "도현이를 잃게 한 나라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며 "둘째아이라도 제대로 된 세상에서 키우고 싶다" 고 말했다.

배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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