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타격왕 다툼 '안개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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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하나에서 둘, 둘에서 셋, 셋에서 다섯. 타격 선두 판도가 변하고 있다.

타격 1위를 독주하던 김한수 (삼성)가 지난 6월말 이병규 (LG)에게 추월을 허용한 이후 마해영 (롯데) 이 슬그머니 선두대열에 끼어들었고 정수근 (두산).장성호 (해태)가 차례차례 다가서 자고 나면 타격 선두가 바뀌는 혼전 상태다.

11일 현재 타격 1위 마해영과 5위 장성호의 타율 차이는 0.012로 미세하다.

4월 중순부터 타격 선두에 올라 타율 4할대를 오르내리며 두달여 타격 선두를 달렸던 김한수는 7월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타율이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올스타전 이후 타격감각이 되살아나 3할6푼대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김은 이승엽.스미스.김기태 등 주위에 강타자들이 도사리고 있어 상대투수들의 견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현재 타율 0.365로 타격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해영은 여세를 몰아 첫 타격왕에 오르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5번타자인 마는 체력부담이 많은 1번타자 추격자들보다 유리하고 올시즌 자신의 체형에 맞춘 안정된 타격자세가 큰 강점이다.

이병규는 0.356으로 4위까지 추락했지만 타격 재질면에서 볼 때 타격왕에 가장 근접한 선수. 빠른 발과 호쾌한 장타력을 보유한 이는 상대팀 외야수들이 뒤로 처져 수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외야플라이성 타구가 안타가 되는 확률도 높고 내야안타도 많다.

올시즌 30 - 30클럽 가입과 2백안타 고지를 밟은 후 타격왕까지 취한다는 목표다.

'날다람쥐' 정수근도 야심이 많다. 작은 체구답지 않게 방망이를 바람처럼 휘두르는 정은 프로 5년차에 타격이 한껏 물이 올라 있다.

현재 도루 1위인 정은 "도루를 많이 하기 위해서라도 안타를 많이 치고 싶다" 고 말했다.

타율 0.353의 장성호는 "어차피 시즌 종반에는 0.350 근처에서 타격왕이 결정되지 않겠느냐" 며 느긋한 입장이다. 1번타자 치고는 발이 느려 좌타자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흠이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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