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디자인] 백반증, 어릴수록 치료 효과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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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의 색깔을 결정하는 것이 멜라닌 색소다. 백반증은 부분적으로 멜라닌 색소가 빠져나가 피부가 얼룩덜룩해지는 질환. 통증은 없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에 백반증이 있을 때는 대인관계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동안 백반증에는 빛(자외선)과 광흡수제인 소랄렌이라는 약물을 이용하는 치료법이 활용돼 왔다. 태양에 피부를 태우는 원리다. 하지만 치료 효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몇 년 전부터 등장한 새로운 방법이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해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는 방법이다. 308㎚ 파장의 레이저를 최대 200Hz까지 반복적으로 방사해 피부 깊숙이 존재하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한다. 기존 광화학 요법에 비해 치료기간을 2~3배 이상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레이저 요법도 어릴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백반증치료센터는 ‘백반증 환자의 연령에 따른 치료 효과’를 분석해 올 4월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유럽피부과학회에서 발표했다.

환자는 2007년 6월부터 1년간 주 2회씩 30회 이상 규칙적으로 치료받은 115명을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백반증 병변이 50% 이상 호전된 경우가 1~10세는 72.7%, 11~20세 60.0%, 21~40세 41.7%, 41~60세 31.6%, 60세 이상에선 12.5%의 비율로 나이가 들수록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반증은 인구의 1%에서 발병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원인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면역체계 이상으로 멜라닌 세포가 파괴된다는 설이 유력하다. 유전적 영향도 있지만 피부 손상, 일광 화상, 임신·출산, 수술, 정신적 스트레스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많이 생기는 나이는 10세부터 30세 미만. 환자의 50%가 18세 이전에 발병한다.

피부를 심하게 마찰하거나 긁으면 백반증이 악화할 수 있다. 백반증은 발생한 기간이 짧고, 분포가 넓지 않으며, 증상이 심해지지 않은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레이저 치료효과는 반점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얼굴의 경우 4~6개월이면 75% 정도 좋아진다. 백반증이 얼굴·팔 등 노출 부위에 있으면 건강보험을 적용받는다.

류지호 피부과 전문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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