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남긴 경기은행 수사]퇴출로비 금융인맥은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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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 14일 임창열 (林昌烈) 경기도지사 부인 주혜란 (朱惠蘭) 씨의 검찰 출두로 시작된 경기은행 퇴출 저지 로비사건 수사가 30일 마무리됐다.

인천지검은 이날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경기은행측의 퇴출 저지 로비 대상은 林씨 부부 및 이영우 (李映雨) 환태평양협회장 이외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선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林지사 부부 로비 안했나 = 검찰은 林지사가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를 만나 경기은행 구명운동을 폈으나 朱씨는 아무런 로비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중순 (19, 20일) 과 하순 (23, 24일) 각각 1억.3억원을 받았지만 같은달 29일 은행퇴출 결정이 내려짐으로써 돈을 쓸 틈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서이석 (徐利錫) 경기은행장은 일찌감치 은행퇴출 가능성을 예상, 朱씨 등에게 접근해 거액을 건넸다면 로비의 절박성을 설명했을 것으로 봐야 하고 朱씨 역시 로비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 로비 대상 더 없었나 = 검찰은 7억5천만원이 로비자금의 전부라고 발표했다. 수사 관계자들은 로비자금 전액의 규모와 이동경로를 확인했다며 더이상의 로비는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측이 퇴출 직전 기업 등에 거액을 대출해 주고 커미션과 사례금을 챙겨 퇴출을 막기 위한 로비자금으로 뿌렸다는 의혹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즉 금융계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徐전행장이 재경부나 금융계의 인맥을 동원하지 않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 이영작 (李英作) 씨 왜 조사 안하나 = 이희호 (李姬鎬) 여사의 조카인 이영작 박사는 구속된 이영우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해 7월 3일 李박사는 李씨의 소개로 서울에서 徐전행장을 만났다.

검찰은 李박사가 은행퇴출 다음날인 6월 30일 입국, 7월 5일 출국한 것에 근거, 로비 가능성을 배제했으나 이전에도 수시로 입출국한 것을 감안하면 해명이 명쾌하지 않다.

인천 =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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