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점검 가보았습니다] '떨이전' 예년만 못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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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아직 한여름이지만 주요 백화점 등은 벌써 '여름상품 떨이전 행사' 를 열고 있다.

'떨이전' 이란 팔다 남은 재고나 이월상품을 파격적으로 싸게 파는 행사. 유통업체들은 올 여름 상품을 최고 80%까지 할인된 값에 팔아 고객의 눈길을 끈다.

그러나 모든 제품이 넘쳐나고, 헐 값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정장의류나 유명브랜드 제품은 훨씬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반면 원피스나 액세서리 등 간편 용품은 여전히 다양한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훨씬 떨어진 매력 = 롯데.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떨이상품전에 들러 보면 예년과 달리 정장의류나 유명브랜드를 값싸게 사는 매력이 크게 줄었다.

매장을 둘러봐도 마땅한 유명브랜드의 떨이 상품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이런 사정은 신세계.현대.미도파.경방필 등도 마찬가지. 이는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심각한 불황 속에서 재고를 대거 싸게 처분한 후 새로 보충하지 않은 데도 이유가 있다.

예컨대 의류업체 루츠의 경우 이월상품이 별로 없어 대신 기획상품을 주로 갖춰 놓고 있다.

또 쌈지.세계물산의 ABFZ 등도 재고나 이월상품 비중이 20~30%에 불과한 실정. 여성 의류의 경우 여름 떨이상품이라면 30만~50만원대 상품을 15만원 안팎에서 살 수 있기를 고객들은 기대한다. 실제로 지난해는 훨씬 싸게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들 행사에서 기획상품으로 20만원 안팎을 줘야 고를 수 있다.

◇ 그래도 괜찮은 제품은 있다 = 정장 의류와 달리 반바지.원피스.패션 잡화 등은 대부분 상품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고 값도 싸 고객들로 붐볐다.

경방필 백화점에 들어서자 다양한 여름 원피스가 풍성했다. 쉬즈, 쁘레나탈, 아다인, 빈폴 등의 상품이 최저 9천원에서 4만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

또 의류.비치백.패션모자 등에 어울리는 여름용 코사지 (천 브로찌)가 각 매장 떨이전 행사에서 인기. 보통 1만~2만원선으로 가을과 겨울에도 이를 착용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 여름 떨이전에서 성황을 이루고 있다.

◇ 떨이행사 이용 포인트 = 이번 행사중 나이키와 신원의 이월상품 판매가 눈길을 끈다.

롯데의 경우 구매력을 앞세워 이들 이월제품을 대량으로 확보해 값싸게 팔고 있다. 특히 올들어 '노세일' 로 판매 전략을 바꾼 신원이 처음으로 할인판매를 실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플라자 관계자는 "정기 바겐세일 때는 같은 브랜드라면 할인 가격이 거의 동일하지만 떨이전 행사에서는 각 판매업체 별로 자체 사정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여러 곳을 직접 비교해 봐야 한다" 고 말했다.

김시래.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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