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총재 '최기선시장 감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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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검찰이 자민련 소속인 최기선 (崔箕善) 인천시장을 뇌물수수가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자 여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반면 야당과 시민단체는 검찰이 사건을 축소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자민련은 崔시장을 감싸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임창열 (林昌烈) 경기도지사가 구속된 뒤 그를 즉각 제명한 국민회의와는 다른 대응이다.

박태준 (朴泰俊) 총재는 29일 崔시장과 전화통화를 한 뒤 "崔시장이 입건되긴 했지만 진상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경솔하게 제명할 수는 없는 일" 이라며 "금명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보겠다" 고 밝혔다.

朴총재는 또 "崔시장이 어제 풀려난 것을 보니 죄가 무겁지는 않은 것 같다" 고 말해 '최기선 살리기' 에 무게를 두는 인상이었다.

朴총재는 崔시장 소환 전부터 여권 핵심부와 검찰 등에 배경을 알아보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날 한나라당 안택수 (安澤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검찰이 여론을 의식해 소환한 뒤 다시 권력을 의식해 풀어주는 수순을 밟았다" 며 검찰의 눈치보기식 수사가 여전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이만섭 (李萬燮) 총재권한대행은 "검찰이 훼손된 명예를 찾기 위해 열심히 수사했다고 본다" 며 정치적 고려설을 일축했다. 국민회의 당직자들은 사태가 이 정도에서 마무리된 게 다행이란 반응이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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