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신문 1931-35] 나라잃은 슬픔 가요로 풀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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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1935년 12월]일제 식민통치의 시름이 깊어가면서 조선인들의 한과 울분이 대중가요를 타고 분출되었다.

당시 인기 가수들이 발표한 곡들이 한결같이 방랑.향수.설움 등을 주제로 삼은 것. 훗날 국민의 심금을 울린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이 대표적인 노래. 34년 전국 6대 도시 애향가사공모에 당선된 이 가사가 이 해 삼천리 가극단의 18세 무명가수 이난영에 의해 불리면서 대중의 가슴을 저미게 했다.

"…아롱젖은 옷자락/이별의 눈물이냐/목포의 설움. 삼백년 원한 품은/노적봉 밑에/임 자취 완연하다…" 부분이 특히 구성져 피압박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이보다 앞선 32년 가수 이애리수가 발표해 순식간에 5만장이나 팔린 '황성의 적 (跡)' (황성옛터) 역시 "성은 허물어져 빈터인데/방초만 푸르러/세상이 허무한 것을/말하여 주노라/아 외로운 저 나그네…" 란 노랫말로 대중의 향수를 달래주었다.

또 31년 발표돼 최고 인기곡으로 떠오른 고복수의 '타향살이' 도 나라를 잃은 서러움을 타향살이로 표현해 고달픈 '식민지 백성' 들의 심금을 울렸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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