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먹은 70대 노인 성관계중 뇌졸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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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비아그라를 먹은 70대 노인이 성관계 도중 뇌졸중을 일으켜 반신불수가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한비뇨기과학회측은 "지난 17일 오후 8시쯤 미국에서 구입한 비아그라 1백㎎을 복용한 조모 (73) 씨가 복용 1시간 뒤 성관계를 하던 중 좌측 팔다리에 마비가 와 중앙대의대 용산병원 응급실로 실려왔으며 뇌출혈에 의한 반신마비로 진단됐다" 고 밝혔다. 조씨는 교포가 운영하는 약국에서 의사처방 없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뇨기학회는 지난 22일 이 사실을 대한의사협회에 보고했다.

환자는 9일만인 지난 26일 반신마비인 상태에서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비아그라를 먹은 사람이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씨를 치료했던 중앙대의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김세철 (金世哲) 교수는 "평소 고지혈증이 있었고 주사제로 발기부전 치료를 받았던 환자" 라며 "뇌졸중이 성관계에 의한 것인지, 비아그라에 의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고 말했다.

비아그라를 판매하는 한국화이자측은 "복용후 뇌졸중을 일으켰다는 시간적인 선후관계만 있을 뿐 '비아그라를 복용한 탓' 으로 뇌졸중이 일어났다는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다" 고 말했다. 즉 비아그라는 혈관을 확장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혈관이 좁아져 일어나는 뇌출혈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8월부터 비아그라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 으로 지정, 의사처방 없이 약국에서 제한적으로 판매하도록 할 방침이었으나 대한의사협회가 내년 7월까지 시판을 금지시켜 달라는 건의문을 제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 아직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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