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지원 자청 4대그룹 어떤 카드 준비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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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위기에 처한 대우의 '백기사' 를 자청하고 나선 전경련과 4대 그룹의 대우 살리기 묘책은 과연 무엇일까. 물론 아직은 구체적인 구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조만간 대우를 제외한 10대 그룹이나 30대 그룹 회장단 또는 사장단이 모여 대우와 시장 안정에 적극 협조할 것을 밝히는 결의문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 이라고 밝혔다.

전경련 유한수 (劉翰樹) 전무는 "전경련 사무국 내 조사1본부를 중심으로 대우 지원 전담반을 가동하는 한편 이른 시일 안에 재계 차원의 대우 안정화 방침을 제시할 예정" 이라고 설명했다.

◇ 어떤 방안들이 있을까 = 크게 ^금융 지원^실무지원^무역 부문의 지원 등 세 갈래의 방안이 강구될 전망이다.

금융지원은 대우 주식과 채권의 투매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단 판이 깨지지 않도록 대우 주식을 대거 내다파는 행위는 자제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각 그룹 계열 금융기관을 통한 ^콜자금 지원^CP (기업 어음) 등 대우 채권들의 추가 매입 및 환매 자제^채권 만기 연장 등도 지원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무적인 지원책으론 대우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 하청업체들의 어음 할인 매입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우 계열사 제품을 우선 매입^㈜대우 건설부문과의 합작이나 컨소시엄을 통한 수주 협력 확대^교보생명 등 대우가 내놓은 담보 자산에 대한 4대 그룹의 분할 매입 등도 다급한 대로 당장 실행이 가능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무역부문에서 '밀어내기 수출' 로 대우가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24억달러 안팎의 대우 외상 수출 어음매입 등도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과연 될까 = 아직은 미지수다. 대기업들도 정부 독려에 의한 비자발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 97년에도 전경련이 금융재정.산업.기업경영위원회 등 산하 위원회 합동회의를 열고 금융불안 해소책을 내놓았지만 모두 구두선 (口頭禪)에 그친 실패 전력도 있었다.

이번 대우 사태 역시 재계의 결속력 여하와 현실적인 방안 마련이 지원 성공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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