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쇼크'후 증시 동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된 지난주 외국인과 투신사 등 증시를 이끄는 핵심 투자주체의 매매 동향에 상당한 변화가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대형우량주 매도를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반도체.정보통신 관련주를 매수하고 있고 투신사들은 대형우량주를 사들이며 은행주를 처분하는 양상이다.

◇ 외국인들 대형우량주 처분 = 외국인들은 대우그룹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지난 한 주 동안에만 매일 '팔자' 우위를 보이며 5천3백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의 매도 대상에 든 종목들은 지난 4월까지는 주된 매수종목이던 한국전력.삼성전자 등 대형우량주.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한국전력.포항제철 등을 본격적으로 순매도하기 시작한 외국인들은 지난주에는 SK텔레콤과 한국통신까지 팔아치우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외국인들은 지난주 삼성전기.아남반도체.삼보컴퓨터 등 최근 테마주로 부상하고 있는 반도체와 컴퓨터 관련주들을 일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 매수여력 약해지는 투신권 = 반면 5월 이후 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투신사들은 여전히 대형우량주 위주의 매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주식형수익증권으로 들어온 돈으로 신규 펀드를 설정할 때 대형우량주를 기본으로 편입시키는 전략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투신사들은 지난주 대우그룹 사태와 관련,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은행주를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사들은 지난주 외국인과 은행.증권.보험 등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매도에 나선데 반해 7천8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매수강도는 점차 약해지고 있다.

지난주 주식형주식증권으로 1조3천억원의 자금이 들어오기는 했으나 3조4천억원이 들어온 전주 (12~16일)에 비해서는 유입 속도가 주춤해지고 있는 탓이다.

대한투신의 안종현 투자전략부장은 "주식시장 자체보다는 대우사태에 따른 금리 등 금융시장 불안이 문제" 라며 "대우문제에 대한 신뢰성 있는 대책이 빨리 나온다면 현 900대 주가수준은 단기 낙폭이 컸던 만큼 새로운 매수 시점이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