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으로 치닫는 방송사 파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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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KBS.MBC노조의 파업이 26일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KBS 박권상 사장이 "26일 오전 6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조합원에 대해서는 사규에 따라 징계하겠다" 고 24일 밝혔다.

박사장은 이에 앞서 지난 22일 "파업이 장기화되면 정규 프로그램과 8.15 특집극의 파행 방영이 불가피한 만큼 조속히 업무에 복귀해 달라" 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MBC도 노성대 사장이 23일 파업 중단을 호소하는 한편 징계 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양사 노조측은 "경영진이 조합원을 협박하고 있다" 며 8월 2일부터 열릴 임시국회에서 노조측 주장을 통합방송법안에 반영하겠다는 정부측의 약속 없이는 파업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회사측의 업무복귀 명령과 관련해 KBS 노조는 1백여명이던 '규찰대' 를 3백여명으로 늘리고 사측의 복귀시한 1시간 전인 26일 오전 5시부터 조합원의 파업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방송사의 내부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KBS의 경우 지난 22일 밤 9시 뉴스가 나가기 직전 30여명의 노조원이 앵커의 파업 리본 착용 문제로 보도국을 점거한 것과 관련, 보도본부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이를 비난하는 연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MBC 노조는 지난 15일 열렸던 '제1차 총력 결의대회' 에 참여했던 조합원 중 9명에 대해 경찰의 소환장이 발부된 사실에 대해 MBC 간부의 협조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판단, 내부 협조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해당 간부의 신원을 공개할 방침이다.

한편 KBS의 한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사전 제작분이 이미 바닥난 상태" 라며 "파업이 계속되면 이번 주부터 생방송은 거의 불가능하고 뉴스방송까지도 10분 이상 단축될 수 밖에 없다. " 고 밝혔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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