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체들 디자인 혁신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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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내 전자업체들이 해외에 디자인 법인을 설립하는 등 디자인중심 개발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침체일로에 있던 애플컴퓨터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아이맥 컴퓨터로 재기한 것에서 보듯 튀는 디자인의 비중이 갈수록 커진다고 판단한 때문. 삼성전자는 미국과 일본에 디자인 분소를 설치, 국제적인 디자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은 지난달 미국 '아이디어 (IDEA)' 디자인 공모전에서 휴대용 전자레인지가 은상을 차지하는 등 3개의 상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아일랜드의 유럽 디자인센터를 비롯, 미국.일본.중국에 디자인 분소를 설립한 LG전자는 지난 5월부터 미 실리콘밸리의 현지 기업과 공동으로 수출용 제품의 디자인 개발을 추진중이다.

대우전자도 빅딜 파문과 관계없이 최근 디자인 분야를 강화해 내년까지 미국.러시아 등 8개국에 10개의 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전자업체들은 이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 개발방식도 도입하고 있다.

LG전자는 제품개발 전에 디자인을 먼저 확정한 뒤 개발과 생산에 들어가는 D&D (Design & Development) 개념을 도입했다. 과거 상품기획→디자인→품질 테스트의 공식에서 벗어나 디자인을 최우선시하는 것이다.

LG에 따르면 이 방식은 가격.기능에 치우쳐 소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을 무시하는 단점을 극복하고 개발기간을 30% 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최근 크게 히트를 친 미니 카세트 '아하프리' 도 이 방식으로 개발한 것이다.

삼성은 '히트상품 개발 전담센터' 를 발족시켜 디자인.마케팅.기획 담당자들이 모여 디자인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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