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4조 지원 난항…채권단 이견 운영委 구성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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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우그룹에 대한 4조원의 신규자금 지원이 채권금융기관간 이견으로 처음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 자금난 해소에 차질이 우려된다.

제일은행 등 대우그룹 채권단은 지원원칙에는 가까스로 합의했으나 금융기관별 분담 등 구체적 방안을 놓고 입장차가 심해 운영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20일 "당초 15개 금융기관으로 운영위를 구성하려 했으나 금융기관들이 위원회에 못 끼면 손해볼 것을 우려, 모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아직 구성조차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4조원의 배분을 놓고도 투신사들이 자신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고 반발하는 등 이견이 심해 운영위가 구성되더라도 지원 규모 배분.시기 등이 결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채권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의 기업어음 (CP) 과 회사채는 모두 28조5천5백47억원으로 이 가운데 76.7%를 투신사가 보유하고 있다.

한편 대우는 이날 구조조정본부 산하 위원회별로 대책회의를 열고 하반기에 예정돼 있는 자산 매각과 외자유치 등 구조조정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겨 실행키로 했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과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실행을 약속한 만큼 구조조정 일정을 가급적 빨리 진행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우.대우자동차판매.대우증권.대우통신 등 4개 계열사도 조만간 유상증자 등을 통해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대우측은 여건이 허락한다면 채권단 등과 협의를 통해 기업어음 (CP) 의 발행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표재용.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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