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지도가 바뀐다] 나는 이렇게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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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직업적.전문적 예술가를 양성하는데 한계를 보인 기존의 예술교육에 대한 회의로부터 출발한 일종의 대안학교다.

다른 국립대학과 달리 유일하게 문화관광부에 소속돼 있어 교육의 형식과 내용 면에서 자율성과 실험성이 높다.

바로 이 점이 교수들이 예술학교에 몸담게 된 주된 이유이자 목표다.

교수진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작품성이 뛰어나고 활동이 왕성한 현장 예술가들이고 다른 하나는 계급.성.장르.이념의 장벽을 의식하지 않는 진보적이고 자유분방한 교수들로 기존 대학으로부터 대거 참여했다.

경력 교수들의 대안교육과 현장 예술가들의 참신한 접근이 균형을 이루면서 예술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음악원은 콘서바토리의 개념을 살려 전공별 개인지도를 강조하며 연극원은 한국적 몸짓과 언어.정서의 표현을 위한 '정체성 확립' 의 훈련을 실시한다.

영상원은 첨단기자재를 활용한 현장 실습 위주의 교육, 무용원은 한국무용.현대무용.발레의 통합교육을 제공한다.

미술원은 기초 과정을 통해 창의력을 집중 훈련하고 전통예술원은 국내 유일하게 악가무 (樂歌舞) 일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예술영재를 조기 발굴해 체계적.집중적으로 훈련시키고, 6개원 체제를 최대한 활용해 분야간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것. '문화경제' 의 21세기를 이끌어갈 창조적인 전문 예술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그들의 머리 속에는 이 대안학교를 통해 미리 꿈꾸는 미래의 한국예술의 지형도가 펼쳐져 있다.

김윤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학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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