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본토 펀드, 이젠 골라서 드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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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국본토 펀드가 인기몰이를 한 건 올 2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투신운용이 ‘미래에셋 차이나A셰어’와 ‘삼성차이나2.0본토’ 펀드를 내놓으면서부터다. 두 펀드는 모두 판매 두 달 만에 2000억원 이상 팔리며 중국 정부가 승인해준 투자한도(각 1억5000만 달러)를 꽉 채웠다. 이후엔 고객이 들고 싶어도 아무 때나 마음껏 가입할 수 없었다. 환매로 돈이 빠지면 그만큼만 다시 모아 채워넣었다.

투자한도가 남아있는 ‘PCA차이나드래곤 A셰어’펀드와 ‘푸르덴셜중국본토’엔 계속 자금이 들어왔다. 8월 초 이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0% 넘게 빠지는 심한 조정을 겪으면서 중국본토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이달 들어 두 펀드엔 총 750억원 넘는 돈이 더 흘러들었다.

추석 이후엔 중국 본토에 관심 있는 펀드투자자의 선택 폭은 더 넓어진다. 새로운 중국본토 펀드가 줄줄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투신운용은 다음 달 초부터 ‘한화 꿈에그린차이나 A주 트래커’펀드의 투자자금을 모을 계획이다. 중국 정부로부터 7000만 달러의 투자승인을 받아 중국본토 펀드를 운용하게 됐다. 상하이와 선전 A증시에 상장된 우량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 회사 김정태 과장은 “투자금을 모아 중국 증시의 국경절 휴장(10월 1~8일)이 끝나는 대로 본격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며 “저평가된 주식과 기업공개(IPO) 종목을 발굴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펀드 클래스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환헤지를 하느냐에 따라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으로 나뉜다. 회사 측은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환헤지형이 더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 중국본토 펀드 성과도 올 들어서는 환헤지형이 훨씬 높았다.

하이자산운용은 상하이A주와 홍콩H주에 절반씩 투자하는 ‘하이 차이나 본토&홍콩’ 펀드를 추석 이후 출시한다. 일반적인 중국본토 펀드와 달리 홍콩에 상장된 ETF를 통해 상하이A주에 투자한다. 덕분에 환매가 비교적 자유롭다. 다른 중국본토 펀드는 한 달에 한 번씩만 환매할 수 있다 보니 환매에 최대 45일까지 걸린다.

이 회사 박성구 글로벌운용2팀장은 “중국 A주에 투자하고 싶지만 A증시의 주가 오르내림 폭이 커서 고민이라면 A주와 H주에 동시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신운용은 중국 정부로부터 투자한도를 승인받는 대로 다음 달 말쯤 중국본토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1억5000만 달러의 투자한도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한도를 채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투신운용도 중국 정부에 투자한도를 추가해달라는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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