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숨어있던 아파트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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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신창원이 동거녀 金모 (26.전남 순천시 별량면 마산리) 씨와 함께 은신해 살던 전남 순천시 연향동 대주파크빌아파트 104동 205호에서는 1만원권 지폐 1억8천2백만원이 든 골프 옷가방 2개가 발견됐다.

신창원이 붙잡힌 아파트는 29평형 (방 3개) 으로 동거녀 金씨가 지난달 29일 전세금 4천만원에 계약한 뒤 지난 1일 이사왔다.

아파트 내부에는 이불.장롱.침대 등이 있으나 썩 호화롭지는 않았으며 강아지 한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또 아파트 주차장에선 이들이 타고다녔다는 쏘나타Ⅲ 승용차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억원대의 현금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도피 중 범행을 계속했던 것으로 보이며 집안에 현금을 보관하는 부유층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 고 말했다.

한 방에는 다양한 운동기구가 놓여 있어 그가 체력관리를 어떻게 해왔는지 가늠케 했다.

또 아파트에서 찾아낸 일기장 형식의 수첩엔 도피행적이 꼼꼼하게 적혀 있어 그의 치밀한 성격을 보여줬다.

한편 申이 이 아파트를 은신처로 선택한 것은 입주가 진행 중인 아파트라 낯선 사람이 오가도 별로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큰길에서 2백m 가량 떨어져 있고 인근에 야산이 많은 곳이며, 아파트 구조가 복도식이어서 도주에 용이한 2층을 골라 은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파트 주민들은 "그가 이웃에 살고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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