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 말기 국방차관보를 지냈던 리처드 아미티지는 공화당 의원들이 안보문제와 관련해 가장 귀를 기울이는 인물들 가운데 하나다. 현재 공화당측 대선후보인 부시 주지사의 안보분야 자문역도 맡고 있다.
올해 초 윌리엄 페리 조정관의 대북정책 재검토 작업이 시작되자 보수인사들을 규합해 나름대로 대북 포괄정책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움직임으로 미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15일 아미티지 차관보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북한이 미사일을 추가 발사한다면 북한은 적대적인 군사환경에 처할 것이고, 이는 체제존립의 차원에서 치명적이라는 점을 북한은 명심해야 합니다. "
아미티지 차관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도 되지 않는데다 국제법이나 94년 북.미 기본합의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측면을 북한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기본합의의 정신 (spirit)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라며, 특히 미 의회의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클린턴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추가발사와 상관없이 북.미 기본합의는 이행할 것이란 입장입니다. 그러나 미 의회는 북한이 기본합의의 정신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어 재정지원에 잠정적으로나마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습니다. "
즉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경제제재 완화 등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없게 된다는 점보다는 북한이 체제존립을 위한 안전보장을 확보할 기회를 상실케 할 것이란 점이 북한으로서 뼈아픈 결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국정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그는 "김대중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국내 지지기반 역시 흔들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 고 전망했다.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