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칵 뒤집힌 한나라…격앙된 발언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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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은 13일 벌집 쑤셔놓은 듯한 분위기였다.

김태원 전 재정국장의 긴급체포 소식은 당 지도부를 강경쪽으로 몰고갔다.

안택수 (安澤秀) 대변인은 金전국장의 체포를 '전쟁' 으로 규정했다.

국회 곳곳에서 긴급회의가 열리고 당직자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기에 바빴다.

주요당직자회의 때까지만 해도 상임위에는 들어가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열린 총재 특보단회의에서는 이런 의견은 자취를 감췄다.

국회 상임위 보이콧 방침이 순식간에 결정됐다.

전 법무부장관으로서 '세풍 (稅風)' 수사를 주도했고, 강성으로 소문난 박상천 의원의 국민회의 총무 기용 소식은 한나라당을 더욱 격앙시켰다.

긴급 소집된 총재단회의 발언록은 당 지도부의 일전불사 의지를 실감나게 전했다.

"정면으로 싸우는 길밖에 없다" (朴寬用 부총재) , "선택의 여지가 없다.

외통수의 길이라도 가야 한다" (權翊鉉 부총재) 는 등 강경일색이었다.

의총 분위기도 그랬다.

"민주주의를 했다는 사람이 어떻게 선거에 진 정적 (政敵) 의 자금을 캘 수 있나" (朴寬用) , "김대중 대통령이 탱크로 우리 당을 밀어붙이고 있다" (安澤秀) , "DJ비자금에 대한 특검제 도입과 국정조사권 발동이 안될 경우 장외로 나가자" (李揆澤 수석부총무) 는 발언이 쏟아졌다.

밀린 법안 처리를 위해 법사위를 열어야 한다는 당 소속 목요상 (睦堯相) 법사위원장의 호소가 받아들여질리 없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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