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청각장애자 위한 콘서트 개최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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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청각장애인에게도 선율이 전달되는 특별콘서트가 일본에서 선보인다.

시민단체 '청각장애인과 함께하는 모임' 은 오는 20일 도쿄 (東京)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해 객석에 첨단 보청장비를 갖춘 클래식 콘서트를 갖는다.

객석에 설치되는 특수보청기는 세가지. 장애인들은 자신에게 적합한 한가지를 택한다.

우선 일본전신전화 (NTT)가 제공한 청각장애인용 헤드폰이다.

청각장애인들의 귀뼈를 진동시켜 듣게 해주는 장치로 장애 정도에 따라 음의 높낮이와 세기를 다르게 감지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 사이토 나오미 (齊藤直美.28.여) 는 "이 기기를 통해 난생 처음 음악을 알게 됐다" 며 "콘서트에 가서 음악의 즐거움을 체험하고 싶다" 고 말했다.

의자용 쿠션에 진동판을 넣어 1백20㎐ 이하의 저음을 몸으로 느끼는 '보디 소닉' 도 준비됐다.

음향기기업체인 파이어니어사가 건강용 진동판을 개조, 음의 높낮이에 따라 의자진동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적외선 방식의 보청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마이크에서 나온 음을 적외선 신호로 바꿔주면 목에 걸린 장애인용 수신기가 다시 음으로 바꿔주는 방식. 청각장애 정도가 약한 사람에게 음을 증폭시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모임의 시게히로 마리코 (重廣まり子) 사무국장은 "여러 청각장애인용 특수장비가 한꺼번에 설치돼 열리는 콘서트는 일본에서 처음" 이라며 "장애는 극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널리 알리고 싶다" 고 말했다.

모임측은 청각장애인이 저음에 보다 민감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에는 저음역이 많은 클라리넷만 연주하기로 했다.

또 연주때 악기를 위 아래로 흔들어 청각장애인들이 눈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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