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새 지도부 안팎 숙제 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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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 이만섭 (李萬燮) 신임 총재권한대행은 "걱정이 많다" 고 말했다.

국민회의 새 지도부 앞에 난제 (難題) 들이 많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새 지도부의 긴급과제와 이들의 구상을 살펴본다.

◇ 자민련과의 관계 = 李대행은 취임인사를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공동운명체다.

서로 각 당의 입장보다 나라를 생각해야 한다" 고 시작했다.

당내에 김영배 (金令培) 전 총재권한대행을 날린 김종필 총리와 자민련에 대한 반감이 가득하다.

자민련 또한 여차하면 헤어진다는 불신감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李대행은 우선 자민련과의 공조 다지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김대중 대통령도 오는 8월에 내놓을 내각제 해법을 앞두고 자민련과의 관계회복을 새 지도부의 1차과제로 던지고 있다.

◇ 한나라당과의 관계 = 야당과는 특별검사제 협상이 눈앞에 닥쳐있다.

국가 권력의 핵심축인 검찰권을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야당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기존 입장을 밀어붙일 수도 없다.

따라서 새 지도부는 야당과 검찰을 적정수준에서 만족시키는 특검제 카드를 내놓아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

특히 金대통령과 이회창 총재간 여야 총재회담을 성사시키는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

정치개혁 작업도 기다리고 있다.

야당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지역감정 불식을 위해 金대통령이 비장의 카드로 꺼낸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와 중선거구제 도입은 어려워진다.

◇ 당 정비 = '김영배 전 대행 사퇴 파동' 이후 흐트러진 당 체제를 정비하고, 추락한 사기를 되살려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창당에 버금갈 전당대회 준비, 특히 전국정당화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새로운 인물 영입작업도 새 지도부의 몫.

◇ 개혁정치 강화 = 이번 청남대 구상의 핵심은 지도부 인선이 아니라 '개혁완수 프로그램' 을 짜는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金대통령이 필라델피아 자유메달을 수상한 뒤 언급한 '자유.인권.정의' 의 정치철학을 담을 수 있는 개혁 정책을 강도있게 밀어붙인다는 게 새 정책팀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당정회의에서 행정부를 끌고갈 수 있는 역량 확보가 과제라는 게 자체 판단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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