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주한 일본대사관의 어떤 한국인 직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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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일본대사관에 갔다.

비자발급 업무는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 동안만 하는데다 관광성수기라 신청창구는 사람들로 붐볐다.

접수차례가 됐는데 미처 여권을 비닐함에서 꺼내지 못해 허둥대는 나에게 한국인 접수원이 "학생 뒤로 가서 똑바로 챙겨와" 라고 반말을 했다.

기분이 상했지만 서류를 정리해 다시 순서를 기다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 뒤에 서있는 할머니에게 줄 똑바로 안 서고 왜 옆에서 얼쩡대느냐며 신경질을 내는 것 아닌가.

너무 어이가 없어 불편신고를 하겠다며 접수원에게 이름을 물었다.

그랬더니 여기는 서비스 기관도 아니며 불편 신고하는 제도도 없다고 답변했다.

집으로 돌아와 일본대사관 영사부에 전화를 걸어 이런 사정을 이야기해보려 했더니 불편신고를 하고 싶으면 일어로 직접 영사와 통화하라고 했다.

내가 일어를 할 줄 모른다고 했더니 그러면 방법이 없다고 했다.

어떻게 한국인을 상대로 일본 방문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주한 (駐韓) 일본대사관에서 한국어로 불편을 신고하는 제도조차 없을 수 있을까. 관광객들에게 방문국에 대한 첫인상을 심는 대사관 영사부에서 친절은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박규담 <서울 구로구 개봉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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