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명곡20] 19. 알프레드 슈니트케'비올라협주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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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쇼스타코비치 이후 러시아가 낳은 최고의 작곡가로 손꼽히는 알프레드 슈니트케 (1934~98) 는 소련 당국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작곡가다.

슈니트케의 작품이 연주되는 공연은 암표상이 들끓어 경찰이 동원되지 않으면 큰 소동이라도 날 기세였다.

슈니트케의 작품 성향은 '폴리스타일' .모차르트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 양식을 나름대로 소화해 모자이크처럼 펼쳐나간다. 그는 특정 연주자를 염두에 두고 작곡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15개에 이르는 협주곡을 썼다.

러시아 출신의 훌륭한 독주자가 많았던 것도 이유지만 개인 (독주자) 과 사회집단 (오케스트라) 간의 갈등을 표현하는 데 협주곡만큼 적합한 장르도 없었다.

그는 협주곡에서 진부하고 흉악한 사회적 상황에 맞서 싸우면서 홀로 서있는 영웅의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메트 (46)에게 헌정돼 86년 1월12일 암스텔담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초연됐다.

이곡은 비올라 연주자라면 도전해 보고 싶은 명곡. 이곡을 접한 로스트로포비치는 슈니트케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알프레드. 방금 자네가 쓴 '비올라 협주곡' 을 내 친구 유리 바슈메트의 연주로 들었네.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네. 나도 이제 나이가 60세에 접어든다네. 앞으로 얼마나 제대로 첼로를 연주할지 모르겠네. 나를 자네의 작품 목록에 올려주게나. 나를 위해 무엇이든 작곡해주게. 워싱턴 내셔널오케스트라의 이름으로 작품을 위촉하는 것일세. "

◇ 추천음반 = ▶비올라 유리 바슈메트.지휘 로스트로포비치, 런던심포니 (RCA) ^비올라 이사벨 반 쿠일렌, 지휘 하인리히 쉬프,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코흐 슈반) ▶비올라 유리 바슈메트, 겐나디 로제스트벤스키 지휘 USSR문화성 오케스트라 (멜로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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