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공동 선언문 분석] “부양책, 경기 회복 확실할 때까지 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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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이 25일(현지시간) 피츠버그에서 합의한 선언문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부양 기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균형성장(Strong, Sustainable, and Balanced Growth)’을 위한 화두를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피츠버그 정상 선언문은 31개 항의 서문, 8개 주제에 50개 항의 본문, 2개 부속서에 걸친 방대한 분량이다. 다음은 주요 내용.

◆출구전략 11월 논의=정상들은 우선 경기 부양책을 경기 회복이 확고해질 때까지 끌고 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서문 8~10항에서 “정상화되고 있다는 생각으로 안이(complacency)해져서는 안 된다”며 “회복이 견고하고 확실해질 때까지 강력한 정책대응을 유지한다”고 약속했다. 성급한 출구전략은 세계 경기를 다시 수렁에 밀어넣는 ‘더블딥(경기가 반짝 상승한 뒤 다시 하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아직 경기 회복은 불충분하며, 여러 나라에서 실업률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가 완전하게 회복되고, 전 세계 각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가계가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s)를 찾을 때까지 (경기 부양을) 멈출 수 없다는 강력한 언급도 나온다.

하지만 출구전략을 미리 준비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각국이 공감했다. 국제통화기금(IMF)·금융안정위원회(FSB)의 지원을 받아 오는 11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재무장관회의 때 논의하기로 했다.

◆은행 규제 강화=은행 등 금융회사의 자본 규제와 은행 경영진의 보수 규제가 포함됐다. 자본 규제는 예상치 못한 손실이나 시장 혼란에도 금융회사가 굳건하게 버틸 수 있도록 자본을 더 쌓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내년 말까지 ‘국제적으로 합의된’ 규제를 만들기로 했지만 얼마나 자본을 더 쌓도록 할지 구체적인 숫자는 선언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프랑스·독일·일본이 미국이 주도하는 은행 자본규제에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까지 DDA 협상 타결 천명=지난해 11월 1차 회의 때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 제기했던 스탠드스틸(Standstill·새로운 무역장벽 도입금지 원칙)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는 의지도 재확인됐다. 선언문 본문 48항은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싸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추가적인 무역 자유화를 위해 다자통상 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타결도 거듭 천명됐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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