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일식과 생명탄생 일치 美천문학자 이색주장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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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오는 8월11일이 금세기 중 마지막 개기일식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개기일식과 인간 간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천문학자인 길레르모 곤잘레스 박사는 '천문과 지구물리학' 최신호에서 개기 일식이 일어나는 것은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가 달보다 4백배 큰데도 지구에서는 같은 사이즈로 보이는 이유는 해가 달보다 4백배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달과 태양이 이 거리를 유지하게 된 시점이 인류가 출현하게 된 시점과 일치한다" 고 주장.

곤잘레스 박사는 "만일 우리가 지금보다 태양에 조금만 더 가까이 혹은 멀리 있었다면 지구는 우리가 살기에는 너무 뜨겁거나 너무 추웠을 것" 이라고 말한다.

달이 이런 거리를 유지하게 된 것은 조수효과탓. 달이 태양 표면과 완전히 겹치는 일식이 일어난 것은 1억5천만년 전부터. 이 시점은 지능이 있는 생명체가 지구상에 등장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지구의 달이 다른 행성의 달보다 매우 큰 편인 것도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것. 달의 강한 인력이 지구 자전축의 심한 요동을 막아줘 지구의 날씨가 급변하지 않게 하기 때문.

달은 지구로부터 조금씩 멀어지고 있어 개기일식은 앞으로 약 1억5천만년 동안만 더 볼 수 있을 것으로 곤잘레스 박사는 내다본다. 이때쯤 날씨의 급속한 변화로 인류의 운명도 끝날지 모를 일이다.

곤잘레스 박사에 따르면 지구는 64개의 달이 존재하는 태양계에서 완전한 일식을 볼 수 있는 유일한 행성. 그의 주장이 많은 논란을 불러 오고 있긴 하지만 미 서섹스대학 존 배로우 교수 등은 "곤잘레스의 시간대에 관한 주장은 좀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 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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