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원 참사 여파 여름캠프 취소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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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Y유치원은 씨랜드 수련원 유치원생 화재참사를 계기로 2일 자모회를 갖는다.

오는 8일 1박2일로 예정된 여름수련회의 취소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대전 문성초등학교는 오는 6~7일 예정됐던 전교생 (2백50명) 수련회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화성 씨랜드 참사로 전국 대부분의 유치원을 비롯, 초.중학교마다 여름캠프 계획은 물론 견학마저 잇따라 취소하는 등 '현장학습 기피 신드롬' 확산으로 현장 체험학습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사고발생 후 학부모들 사이에 수련시설의 안전조치와 교육기관의 안전지도 능력 등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S초등학교는 지난해까지 여름방학 중 4학년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련활동을 해왔으나 올해는 희망자에 한해 보이스카우트.걸스카우트.아람단 등 전국 단위의 청소년단체 수련회에 위탁하기로 했다.

대구시 북구 칠성동 Y유치원은 7월말 수련회를 열 계획으로 장소를 물색하다 지난달 30일 오후 교사회의를 열고 행사를 취소했다.

이같이 체험학습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올해부터 체험학습이 활성화됨에 따라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의 충분한 보상장치가 없어 교사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서울 D고 3년생 林모 (18) 군이 학생수련회에서 산행 도중 미끄러져 나무에 머리가 부딪쳐 피가 났으며 서울 K중 1년생 金모 (13) 군이 수련회 등반중 발을 헛디뎌 넘어져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이같은 안전사고에 대비, 16개 시.도 교육청은 학생회비 등으로 학교안전공제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 학교의 11%는 미가입한데다 기금 규모도 영세, 강원도를 제외한 15개 시.도의 보상한도액이 2천만~9천만원에 불과하다.

오대영.안남영.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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