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신문 1911~1915]영화업자들 할리우드로 대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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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913년12월30일 할리우드]뉴욕과 시카고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영화업자들이 금년 들어 집단으로 짐을 싸서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 앤젤러스 근교의 할리우드로 이동, 이곳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영화특허회사가 지니고 있는 영사기 사용이나 필름 사용에 대한 특허료를 물지 않고 영화를 제작.배급해온 독립업자들로 영화특허회사가 금년 초 연방최고법원에 자신들을 제소하자 대탈주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따뜻해 일년 내내 촬영이 가능하고 부동산 가격과 물가, 임금이 낮다는 점이 대이동의 이유" 라고 둘러대고 있다.

◇ 할리우드시대 개막 의미

영화계의 '할리우드 시대' 개막은 두가지 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는 '스타 시스템' 의 도입이다.

이는 한마디로 배우를 '스타' 로 창출하는 작업이다.

먼저 엄청난 개런티를 지급해 배우란 직업을 우상화하고 그들의 사생활을 스캔들화함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촉발시켰다.

다른 하나는 '스튜디오 시스템' 이다.

영화제작 양식의 일대 혁신을 가져온 이 시스템은 영화생산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흡사 포드자동차 공장의 연속 조립공정처럼 세분화.전문화해서 신속하게 영화를 대량 생산하는 것이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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