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의 여름나기가 힘겹다.
아스팔트와 고층 건물로 뒤덮인 서울 도심은 새벽이 돼도 열이 좀처럼 식지 않는다.
이어 오전부터 안개와 먼지 등이 뒤엉킨 연무 (煙霧)에 휩싸이고 오후에는 오존주의보까지 발령되는 등 시민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29일 기상청의 서울시내 주요 지점별 기온 관측결과를 보면 오전 6시 서쪽으로는 양천구 (24.3도).영등포구 (24.6도) , 북서쪽으로는 마포 (24.8도) , 동북쪽으로는 중랑구 (24.1도) , 남동쪽으로는 강남구 (24.1도)가 시 외곽지역에 비해 3~4도 가량 온도 차이가 났다.
이들 지역이 마치 섬을 이루듯 외곽지역에 비해 온도가 높은 전형적인 '열섬 (heat island) 현상' 이 나타난 것이다.
도심내 어두운 색깔의 아스팔트와 빌딩 등은 상대적으로 숲이 많아 햇빛 반사가 잘되는 외곽 지역보다 낮 동안 많은 양의 태양에너지를 흡수했다가 복사열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이 열은 밤새 식은 상층부의 찬 공기, 그리고 자동차 매연과 결합해 오후 3시가 넘도록 시정 (視程) 거리가 6㎞에 불과한 연무현상을 일으켰다.
이어 양천구 등 서울 강서지역 7개 구에서는 올들어 28번째로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열섬.연무.오존주의보가 겹치는 '3겹' 날씨가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는 30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강북삼성병원 호흡기내과 임시영 과장은 "낮 12시부터 오후 3, 4시까지 건강한 성인들도 실외 운동을 삼가고 노약자들도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고 권했다.
강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