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처방 옳았다"-루빈 美재무장관 이임 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로버트 루빈 미국 재무장관이 퇴임 (7월 4일) 을 앞두고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재임기간을 회고하는 이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지난 97년 외환위기에 직면한 한국을 지원하지 않았으면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심각한 침체에 빠져들었을 것" 이라고 밝혔다.

루빈 장관은 "재임기간중 세계금융시스템이 붕괴 위험에 처한 경우가 두 번 있었다" 고 말하고 "하나는 97년 12월 한국이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을 때고, 다른 하나는 지난해 가을 러시아의 대외채무 상환 불이행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쳤을 때" 라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이 주도한 국제통화기금 (IMF) 의 위기대처방안에 많은 비판이 일고 있는데 대해 "촉박한 시간 속에 IMF가 내린 결정들은 대부분 옳았다" 고 옹호했다.

루빈 장관은 " (한국과 러시아에 대한) IMF와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상황이 파국으로 치달았을 확률이 훨씬 컸을 것" 이라 말하고 "IMF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들의 경제가 안정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IMF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 라고 덧붙였다.

퇴임 후의 거취에 대해서는 "일단 휴가를 떠나 송어낚시를 한다는 것 이외에 뚜렷한 계획은 없으며, 선거직으로 공직에 진출할 생각은 없다" 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이 뉴욕주 상원의원에 출마할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워싱턴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 않았다.

또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데 대해서는 "차기 대통령에게 맡길 문제" 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워싱턴 = 김종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