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교육개혁] 美스펜스 초등교 학부모 대표 립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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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의 학부모들이 학교운영 및 자녀교육과 관련,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미 뉴욕 맨해튼 스펜스 초등학교 학부모 대표인 유니스 립닉 (50) 여사에게 들어봤다.

그녀는 23세 된 큰 딸에 이어 느지막하게 본 막내 딸 올리비아 (8) 를 이 학교에 보내고 있다.

- 미국에도 자기 아이를 잘 봐 달라며 담임교사에게 촌지를 건네는 학부모가 있나.

"그런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내 아이만 잘 챙겨달라는 식의 이기적 행동은 해서는 안되는 게 상식 아닌가. 지난해 우리 아이 학급에서는 학년을 마치면서 아이들이 정성껏 만든 세라믹 그릇을 선생님께 선물로 드렸다.도자기를 굽기 전 학생들이 각자 이름을 써넣어 선생님이 자기들을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전부 50여달러가 들었는데 학부모끼리 공평하게 분담했다. 학년을 마치면서 개인적으로 선생님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인형.필기구 등 20달러를 넘지 않는 게 보통이다. "

- 미국의 학부모는 보통 1년 동안 담임교사를 몇 번이나 찾아가는가.

"우리 아이 학교의 경우 공식적으로 학부모와 교사가 만나는 시간은 두번에 불과하다. 그러나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한쪽, 혹은 양측의 요청에 따라 수시로 면담을 한다. 학업성취도.학교생활 적응여부 등은 물론 특별활동 프로그램.숙제량 조절. 급식메뉴 선정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얘기를 주고받는다. 학부모끼리는 1년에 다섯번 정도 만난다.

주로 교통정리 당번을 정하는 것과 방과후 친구 집 방문횟수를 대략 몇 차례로 통일하자는 것 등에 대한 얘기가 오간다. "

- 미국 학부모들은 기금모금.교내 자원봉사 등에 적극적이라는데.

"내 자식을 가르치는 학교를 위해 학부모들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은 학부모의 기본 도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 학교에서는 학부모회 주관으로 학교 지원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나 발표회 등을 자주 갖고, 이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을 학교에 기부한다. 이런 행사에 자주 빠지면 학부모 사이에서 따돌림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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