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美웰스파고銀 손성원 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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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국이 금융위기에서 급속히 벗어나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안정성장은 보장될 수 없다. " 미국 웰스파고 은행의 수석부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손성원 (孫聖源.54) 박사가 23일 (현지시간) 뉴욕의 미한국상공회의소 강연을 마친 뒤 인터뷰를 갖고 한국경제 및 세계경제의 문제점과 향후 전망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孫박사는 닉슨과 포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당시 함께 근무했던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장과는 지금까지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예상되는 파장은.

"현재 시장에서 예견하는 대로 0.25%포인트 인상에 그치면 증시에 대한 타격이 거의 없겠지만, 0.5%포인트 이상 인상되면 주가의 상당한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 15 - 20%의 주가조정도 예상된다. "

- 한국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데.

"금융위기에서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벗어나고 있다. 이는 금리하락에 따른 자금의 증시유입, 주가상승에 의한 소비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의 지출증대도 경제회복에 한몫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처방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보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지출의 지속적 실행은 어려우며 어느 순간 멈출 수 밖에 없다. 또 빠른 속도의 경제회복은 재벌의 구조조정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금융위기에서 급속히 벗어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저부가가치 제품의 양산체제.정부간섭의 배제.재벌의 구조조정 등 한국경제의 고질병들을 치유하지 않는 한 안정 성장을 보장할 수 없다. "

- 아시아경제의 문제점은.

"아시아 경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아시아 경제안정을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일본은 은행에 돈은 많은데 마땅히 꿔줄 곳이 없는데다 소비자구매욕구도 살아나지 않아 성장전망을 점칠 수가 없다. "

뉴욕 = 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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