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해'표현 수정전말] 한.미 'NLL' 시각차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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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해교전이 일어난 북방한계선 (NLL) 남쪽 바다의 영유권을 놓고 한.미가 미묘한 시각차이를 보였다.

제임스 폴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 (16일.미국시간)에서 "남북한 교전이 발생한 수역을 '공해 (公海.International Waters)' 로 이해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 직후 우리 외교통상부의 항의를 받고 "잘못된 표현으로 오류" 라고 수정했다.

외교부는 "교전이 발생한 수역은 12해리 영해 (領海) 범위 내로서 공해가 아니다" 면서 "NLL은 오랜 기간 실질적으로 존중돼온 분계선이며 사건이 일어난 수역은 우리의 '실효 (實效) 적 관할하' 에 있는 수역" 이라고 설명했다.

NLL부근 수역을 두고 한때 이같은 입장차이가 드러난 것은 NLL이 공해와 영해를 모두 통과하기 때문. NLL은 지난 53년 휴전협정 후 유엔사령관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것으로 북한 해안과 백령도 등 서해 5개 도서의 가운데를 지난다.

NLL이 우리 섬으로부터 12해리 (영해범위) 안쪽으로 지나는 바다는 우리가 주인이다.

마찬가지로 NLL이 12해리 바깥쪽으로 지나는 곳은 주인없는 공해다.

교전이 발생한 수역은 12해리 안쪽으로 우리 영해에 속한다는 것이 외교부의 해석이다.

폴리 대변인은 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하지 못했다는 게 외교부의 판단이다.

중국 등 외국 함정이나 선박이 NLL남쪽 공해를 통과할 경우에는 해군이나 해경이 검문할 수 없다.

다만 남북한은 적대 (敵對) 관계여서 북쪽 선박에 대해서만 내려오지 못하게 막고 있다.

그래서 유엔사령부는 NLL로부터 5해리 남쪽 사이에 완충수역을 정해놓고 우리 선박의 접근을 막고 있다.

우리 선박이 이 선을 통과하려면 유엔사령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군은 또 NLL 이남의 공해에 작전수역 (AO) 을 설정해 북한 선박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경계하고 있다.

AO는 한미연합사령관이 만든 작전구역 (AOA) 을 폐지한 뒤 지난 95년 새로 설정했다.

북한도 NLL 북쪽 공해에 군사경제수역을 설정해 남한의 선박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68년 미국 첩보함정인 푸에블로가 군사경제수역에 들어왔다는 이유로 나포하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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