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서 '추억의 밀서리' 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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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밀이 누릇누릇 익어가는 초여름. 마을 장난꾸러기들 몇몇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밀밭에 숨어든다.

5분이나 지났을까. 저마다 한움큼씩 뽑아온 밀을 들고 잽싸게 후미진 곳으로 모였다.

짚더미.나뭇가지에 불을 놓고 익히면 이삭은 뚝뚝 떨어지고. 적당히 구운 밀을 손바닥에 놓고 싹싹 비벼 껍질을 벗겼다.

입으로 후후 불어 껍질은 날려보내고.알갱이만 털어내 씹어먹다 보면 어느새 볼.입가엔 새까만 검정이 잔뜩 묻는다.

보릿고개 시절, 추억의 밀서리가 서울 도심속 한강변에서 재현된다.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는 19일 오전 10~12시 국회의사당 뒤쪽 한강둔치 여의도지구에서 '밀서리 재현' 행사를 벌인다.

행사는 한강둔치에 조성된 1만㎡ 규모의 우리밀밭에서 학생.시민 등 2백여명을 대상으로 열린다.

얼굴이 검정이 많이 묻은 참가자는 우리밀 제품 등을 상으로 받게된다.

서리가 끝나면 참가자 전원에게 낫을 나눠주고 밀베기 행사도 벌일 예정이다.

문의 한강관리사업소 녹지과 791 - 0781~3.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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