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對韓투자 불변"…증시는 당분간 관망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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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해안의 긴장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외국 기업인.바이어들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은 채 차분하게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해외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 채권 등의 가격도 안정된 모습이다. 다만 주가가 큰폭으로 오른 16일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8백1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주목된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당분간 관망세를 보이면서 차익 실현에 주력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 투자자 반응 = 16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가 해외 무역관을 통해 현지 반응을 조사한 결과 주요 금융기관이나 신용평가기관들은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고 한국의 신인도나 외국인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크레디트 퍼스트 보스턴사는 "현재 한국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으나 이번 사건으로 자금을 환수할 계획은 없다" 고 밝혔다.

미국.영국.독일 등의 주요 투자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동해안 잠수함 침투사건 정도로 보고 있으며 투자계획을 포기하는 사태는 없을 것으로 응답했다.

한국과 거래하는 바이어들도 사태가 급변하지 않는 한 수입선 전환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 주한 외국 기업인 움직임 = 사태 초기 일부 업체들이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지금은 대체로 안정된 분위기다.

듀폰은 16일 ㈜효성으로부터 인수한 경기도 안양의 인조대리석 생산공장 인수 기념식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한국미쓰비시상사 나카무라 요시오키 사장은 "이 정도 북한 요소는 이미 고려된 것" 이라고 말했고 월마트 관계자는 "점포를 늘리려는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 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필립스사와 16억달러 규모의 자본계약을 진행중인 LG측은 "해외 파트너들로부터 전화 문의가 단 한 통도 없었다" 도 말했다.

◇ 해외 금융시장 반응 = 뉴욕증시에서 15일 거래된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외평채) 의 가산금리는 미 재무부채권 (TB) 기준 1.75%로 하루 전보다 0.05%포인트 오른데 그쳤다.

해외증시의 주식예탁증서 (DR) 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여 뉴욕증시의 SK텔레콤 DR는 8.5%나 올랐고, 포철 DR도 2.3% 상승했다.

김광기.김남중.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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