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수입 고철서 방사능 -과기부 검출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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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철강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고철이 방사능에 오염된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런 고철을 녹여 만든 철근이나 강판 등 각종 제품 중에 방사능이 잔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12일 P제철의 국내산 고철에서 방사능 오염이 발견되는 등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5건의 고철 방사능 오염 사례를 확인했다는 것. 이중 4건은 외국산 고철로 러시아와 동남아에서 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P제철의 경우 음료수.쇼트닝 캔 등을 압축해놓은 고철 덩어리에서 방사능이 검출돼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P제철 관계자는 "방사능에 오염된 철강을 사용한 캔일 수도 있으나 다른 방사능에 2차적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 며 관계기관이 이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사능 고철의 오염 수준은 자연 방사능 수준의 수백배 이상인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핵종 (核種) 등은 조사가 끝나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과기부와 철강회사는 비파괴검사장비와 동위원소가 포함된 의료장비가 고철에 섞여 방사능이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최고 수십년간 방사능이 계속 뿜어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국내 20여개 중대형 철강업체 중 서너곳만이 고철 방사능 검출기를 갖추고 있어 오염 철강을 원료로 한 제품이 시중에 나돌고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과기부는 보고 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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