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돼지고기 다이옥신 함량치 발표 의문투성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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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농림부가 벨기에산 돼지고기의 다이옥신 함량이 지방 g당 1피코그램 (pg.1조분의1g) 이어서 '기준치 이하' 라고 한 발표에 대해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수치는 지난 4일 유럽연합 (EU) 주재 한국 농무관이 EU 집행위원회 자료라고 알려온 것이며 농림부는 이 수치에 대해 현재 구체적인 증빙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학계에 따르면 보통 돼지고기에도 그 정도의 다이옥신은 들어있을 수 있다.

최근 EU는 육류.낙농품의 정상 다이옥신 함량은 지방 g당 1~3pg이라고 잠정 발표한 바 있다.

벨기에산 돼지와 닭이 같은 오염사료를 먹었는 데도 돼지고기의 다이옥신 함량은 1pg인데 비해 닭고기의 다이옥신 함량은 5백36~2천4백pg (기준치 초과) 인 점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또 다이옥신 검사에 사용한 벨기에산 돼지고기 샘플이 6개로 적을 뿐만 아니라 어느 양돈장에서 생산한 돼지인지도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 발표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해 다이옥신에 오염된 사료를 사용하지 않은 양돈장에서 생산된 돼지고기에 대한 검사치일 수도 있다.

로이터.AP 등 해외통신, BBC.CNN 방송 등도 벨기에산 돼지고기의 다이옥신 함량이 기준치 이내라는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박종명 과장은 "돼지와 닭이 사료효율.체중에서 차이가 나지만 그렇게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고 밝혔다.

경남대 민병윤 교수도 "오염된 사료를 먹인 돼지고기라면 적어도 10pg 이상은 나왔을 것" 이라고 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수출국의 말만 믿고 충분한 검토없이 돼지고기 다이옥신 양을 너무 빨리 발표한 것 같다" 며 "추후검사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수치보다 훨씬 높게 나올까봐 걱정" 이라고 말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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