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실시 인도네시아 정국 남은 변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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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도네시아 총선은 집권 골카르당 아성인 자바지역에서 90% 이상의 몰표가 나오지 않는 한 야당 압승으로 대세가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총선은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굳건한 야당연립을 통해 11월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해야만 완전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

일단 야당연립의 걸림돌로 꼽히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와 아미엔 라이스의 후보경쟁은 메가와티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민주투쟁당이 40% 이상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는데다 라이스가 이끄는 국민수권당은 5%대의 지지율로 인기가 거품이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차기대통령에 메가와티의 당선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국회내에 38석의 군 (軍) 대표 의원과 국민협의회를 구성할 2백명의 지방.단체의원의 향배가 관건이다.

관료들과 재계 거물들의 반발이 우선 예상된다.

또 경제회생을 위해 메가와티가 국제통화기금 (IMF) 의 처방대로 국영기업과 수하르토 일족 기업, 군부가 운영하는 기업들을 대거 민영화시키고 부패청산에 나설 경우 기득권 세력이 곧바로 백기를 들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군부와의 일정한 제휴도 불가피하다.

수하르토 통치 32년간 군부는 3백여 종족.1만3천개의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를 통합하는 무력장치였다.

메가와티가 야당연립만으로 인도네시아를 통치하기는 어렵게 돼 있다.

골카르당은 대선을 위해 군부에 대한 입김 등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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