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 '심청전' 주인공 맡은 유수정 명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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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만정 (晩靜) 김소희 선생님께 '심청가' 를 배웠습니다. 창극은 판소리 완창보다 더 어려워요. 호흡을 조절해 가면서 쉴 수 있는 여유가 없거든요. 연기는 물론이고 무대연출의 약속에 맞춰야 하니까 두배로 힘들어요. "

오는 25일부터 7월4일까지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완판 장막창극 '심청전' 의 주역 심청 역을 맡은 유수정 (劉首正.39) 명창. 86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이래 지난해 완판창극 '춘향전' 에서 춘향 역을 맡아 호평을 받는 등 13년째 주역을 맡아오고 있지만 이번 무대만큼은 각오가 남다르다.

안숙선 (50).김영자 (48) 등 쟁쟁한 선배 명창들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이번에는 심청 역으로 함께 출연하는 후배 최진숙 (29).김지숙 (26) 의 선배로 모범적인 무대를 선보여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강릉 태생으로 15세때 판소리에 입문한 그는 국악예고와 추계예대를 거쳐 82년 남원춘향제 전국명창대회 신인부에서 1위에 입상했으며 95년 '흥보가' 완창무대에 섰다.

"15살 소녀 역을 어떻게 소화해낼지 고민이예요. 하지만 큰 무대인 만큼 부담도 되지만 공연이 끝난 다음 온몸으로 느끼는 짜릿한 기분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

장장 6시간 (중간휴식 30분 포함) 동안 공연되는 '심청전' 은 판소리 '심청가' 를 창극으로 만든 것. '서편제' 의 김명곤씨가 대본.연출을 맡았고 소리의 뼈대를 짜는 작창 (作唱) 은 오랜만에 서울 무대에 서는 조상현 명창이 맡았다.

또 드라마의 전개와 흐름을 주도하면서 관객의 이해를 돕는 지휘 또는 사회의 역할을 맡는 도창 (導唱)에는 안숙선.김영자 명창이 출연한다.

또 심봉사 역에는 국립창극단의 왕기석.왕기철 형제 명창이 출연한다. 지난해처럼 1장의 입장권으로 1, 2부를 다른 날짜에 나누어 볼 수 있도록 했다. 공연개막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3시. 02 - 2274 - 1173.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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